침묵의 퍼레이드 | 히가시노 게이고 |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중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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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페르소나 중 가가 형사보다 유가와 물리학자의 이야기에 마음이 기운다. 『 용의자 X의 헌신 』을 읽고 감탄과 전율을 느꼈고, 그보다 나은 작품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기에 실망을 예상하며 게이고의 소설을 읽어왔다. 아아, 그런데 『침묵의 퍼레이드』가 확신의 기둥뿌리를 쥐고 흔든다. 이런 걸작이라니!!
히가시노 게이고 셀러 걸작 소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9 침묵의 퍼레이드 유가와의 회한과 완벽한 해결
침묵의 퍼레이드 줄거리
음식점을 운영하는 나미키 부부의 큰딸이자 가수 지망생 사오리의 행방불명 3년 후, 어느 화재 현장에서 사오리와 노파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노파의 아들은 유나라는 소녀의 살인 혐의자였다가 풀려난 하스누마다. 유나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던 구사나기 형사가 다시 사오리 사건을 맡아 물증과 정황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재차 풀려난 하스누마. 그는 경찰의 자백 추궁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교활함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뻔뻔함을 보인다. 그런데 퍼레이드 축제날에 하스누마가 살해된다. 사오리의 부모와 당시 연인, 그녀를 가수로 키우려던 프로듀서 부부, 음식점 단골들, 유나 사건의 유족까지 그를 응징하고 싶어한 사람은 너무 많았다. 누가 어떻게 하스누마를 죽였을까?
유가와의 추리 절차
줄거리만 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피해자 가족이 둘이다. 이들이 한데 엮이면서 수사가 난항을 겪는다. 귀찮은 일을 싫어하는 유가와가 어쩐 일인지 직접 음식점 단골이 되어 사람들을 만나고 진실을 파헤친다. 유가와는 혼자서 척척 해결하고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구사나기가 직접 알아낼 수 있도록 힌트만 준다. 수사도 창의력이었다. 범인이 어떻게 사건을 은폐했는지와 동시에 작가가 독자를 어떤 트릭으로 낚는지, 해결을 제시할 때는 어떤 당위성으로 설득하는지를 관망하자니 흥미진진했다.
우직한 구사나기와의 묘한 갈등 상황이 이번에도 이어진다. 명민한 후배 형사 우쓰미와 유가와도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우쓰미는 분명 여자인데 유가와가 자꾸 우쓰미 군이라고 불러서 성별이 헷갈렸다. 알고 보니 여성을 호칭할 때 주로 '상'을 붙이지만 협력자일 때는 '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침묵의 퍼레이드 제목의 의미
소설에서 침묵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아버지가 형사였던 하스누마는 어릴 때부터 윽박질러서 자백을 받아내는 단순한 시스템을 보고 자랐다. 위증은 죄가 되지만 묵비권은 죄가 아닌 권리라는 걸 알고 이용한다. 하스누마 살해 사건에 개입한 인물들도 똑같이 진술에서 침묵으로 일관한다. 퍼레이드도 중의적 은유로 쓰였다. 퍼레이드 도중에 소품으로 도구를 운반했고, 악인을 단죄하는 데 조금씩 역할을 담당한 살해 과정도 마치 퍼레이드 같았다. 퍼레이드에도 스토리가 있다. 배우가 여러 명이고 중간에 배우가 뜻밖의 사고로 바뀌어버리면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번 사건도 그러했다.
스포일러 없는 결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가 뜻밖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그 과정에서 유가와가 범인도 다 파악하지 못한 사건의 전말을 들려주니 범인도 놀란다. 그리하여 그는 실수로 죽였다는 진술을 의도적인 살해라고 번복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인다. 이 모든 과정이 개연성 있게 맞아떨어져서 소름 끼쳤다.
최후의 최후까지 와서 침묵을 깬 거군.
유가와는 지난날의 쓰라린 경험을 털어놓는다. 그것은 바로 『용의자 X의 헌신』의 이야기였다. 그가 진상을 폭로하는 바람에 양심의 가책을 견디지 못한 사람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 누군가의 헌신이 물거품이 되었던 일 말이다. 양심을 활용한 자신 또한 양심의 가책을 절절하게 느꼈기에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던 것이었다.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감싸면서도 구사나기 형사를 소외시키지 않는 완벽한 방식으로 말이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느꼈던 딜레마는 찾아볼 수 없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된 탐정 갈릴레오의 솜씨에 연신 감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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